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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

#104

 

 

 

가을의 시 /김현승

 

넓이와 높이보다

내게 깊이를 주소서

나의 눈물에 해당하는.

 

산비탈과 먼 집들에 불을 피웃고

가까운 곳에서 나를 배호하게 하소서

 

나으 공허르 위하여

오늘은 저 황금빛 열매들 마저 그자리를

떠나게 하소서

 

당신께서 내게 약속하신 시간이 이르렀습니다

지금은 기적들을 해가 지는 먼 곳으로 따라 보내소서

 

지금은 비둘기 대신 저 공중으로산 까마귀들을

바람에 날리 소서

 

많은 진리들가운데 우대한 공허를 선태하여

나로 하여금 그 뜻을 알게 하소서

이제 많은 사람들이 새술을 빚어

깊은 지하실에 묻을 시간이 오면

나는 저녁 종소리와 같이 호올로 물러가

내가 사랑하는 마른 풀의 향기를 마실 것입니다.

 

2015.9.7/하늘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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