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시 /김현승
넓이와 높이보다
내게 깊이를 주소서
나의 눈물에 해당하는.
산비탈과 먼 집들에 불을 피웃고
가까운 곳에서 나를 배호하게 하소서
나으 공허르 위하여
오늘은 저 황금빛 열매들 마저 그자리를
떠나게 하소서
당신께서 내게 약속하신 시간이 이르렀습니다
지금은 기적들을 해가 지는 먼 곳으로 따라 보내소서
지금은 비둘기 대신 저 공중으로산 까마귀들을
바람에 날리 소서
많은 진리들가운데 우대한 공허를 선태하여
나로 하여금 그 뜻을 알게 하소서
이제 많은 사람들이 새술을 빚어
깊은 지하실에 묻을 시간이 오면
나는 저녁 종소리와 같이 호올로 물러가
내가 사랑하는 마른 풀의 향기를 마실 것입니다.
2015.9.7/하늘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