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들 레 / 이정하
이렇게 헤어지면
다시 못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지만
그대, 이제 보내 드립니다
그동안 내 안에 갇혀 있었으므로
다시는 내게 갇혀 있지 않으려고
훨훨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시겠지만
기왕 맘먹었을 때
그대 보내 드리렵니다
그대 날 사랑하긴 했었나요?
날 보고 싶어 하긴 할까요?
그런 생각마저 그대와 보내려다
아아, 나는 문득
봄날 들판에 지천으로 흩날리는
민들레 홀씨를 보았습니다
보내고 나서야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저 가슴 아픈 사랑을...
2016.10.15/사진.편집 /하늘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