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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는 모습

#85 아침 햇살이 유혹한날..

요즘 우리 집 분위기는 맑지가 못하다

그저 맑은 듯 평온한 듯 서로 그렇게 지낼 뿐

남편의 코로나 확진으로 온 후유증은 단미의 건강까지

위협을 하는 수준에 이르렀고..

 

시간의 도움을 받자 최선을 다하는데

쉽지가 않다

 

연이은 미세 먼지에 잔뜩 흐린

하늘마저 마땅지가 않아 매일이 그랬는데

오늘 아침 눈뜨고 마주한 햇살은 그래도 맑다

 

잠옷도 벗지 못한 채

굳은 손을 움직여 담아낸 한두 컷

근데 왜 이리 어둡게 나왔을까

 

속이 고장이 나고

남편의 고통이 예사롭지 않아

그 좋아하는 커피를 끊다시피 했다

 

마음의 여유가 그만큼 없었나 보다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

남편은 저렇게 힘들어하는데 홀로 

커피 향에 취하는 행위가

나 홀로 즐기는 일이 내키지가 않은 것이 

정확한 표현이리라

 

요즘 가라앉은 心을 달래기 위해

곁에 두는 멀리서 온 친구와

산책길에 두 귀를 호사시켜주는 남편의 생일 선물이

유일한 친구로 자리 잡았다

 

커피 대신 맑은 정수 한잔을 데워

밤사이 정지된 心身을 깨워 

하루를 시작한다

 

벌써 삼월이다

우리에게 연 닿아 계신 모든 분들께

좀 더 맑고 건강한 삼월이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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