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셋 하얀 노모가
자리에 누운 지 사흘째 되는 날
멀고 가까운 친족들이 서둘러 모여들었다.
어머니 이제 마지막으로요..
이 말은 입 박에 내지 않고 그냥 울먹이는 소리로
어머니 지금 누가 젤 보고 싶으세요 저희가 데려올게요
그때 노모의 입술이
잠시 잠에서 깬 누에처럼 꿈틀 하더니
"엄마"라고 했다.
아흔셋 어린 소녀가
어디로 간지 모르는 엄마를
해지는 골목에서 애타게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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