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운무가 앞을 가리는
산행길에 마주한 멋진 고목
귀품있다는 단어는
정말 이런 나무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모진 세월의 바람 속에서
일부의 삭신은 싹을 튀어 내지 못하고
그래서 못내 가슴 짠한 시선을 머물게 하지만
그래도
그 자태만은 정말 귀품있고 고고하다
어쩌면 그래서 더 고고한지도
나도
소망한다
소풍 끝내야 하는날이 가까워져
육신은 노구로 변해갈지라도
결코 그 노구에서
풍겨나오는 격은 귀품을 잃지 않을수 있게 해달라고
어쩌면 가장 이루기 힘든 큰 소망일수도 있음이지만 말이다...
2013.6.24/하늘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