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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글이 만나면♧ /♡내 사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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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향(理想鄕)...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는 듯 아침부터 우요일이다어둡지만 겨울의 그것이 아닌 푸근함이 있다주방 한편에 걸려 있는 사진 한컷단미의 내적 꿈을 내포한 스케치라서 벽면 한쪽에 자리를 잡아 주었다. 주방에서 밥솥을 닦아내다가도차 한잔을 마시다가도자주 눈길을 주게 되는 곳. 이 작품의 제목은 "이상향"작가 노트에 비록 육체는 익어가고 있으나가슴은 여전히 수만 송이 꽃처럼 소녀적의 꿈을간직하고 있노라고 그렇게 나열한 기억이 있다.. 아직도 진행형인몸 따라 늙지 못하는 가슴이 애를 먹인다..
#92단미의 뜰에는.. 짧지 않은 시간 보살펴 주지 못한 미안함에들여다보니 야리야리한 체구에도잘 견디어준 이쁜 녀석이다 면사무소에 잠시 들러 기다리는 동안보살핌이 부족했는지 시들어 가는 녀석을 들였는데 세를 넓히며 하늘하늘 나의 사랑을 받는 녀석이다자유를 잃은 시간들삭막한 겨울의 둥지의 쓸쓸함을 조금 상쇄 시켜줄 꽃보다 고운 그러나 이름표도 달아주지 못하는..
#91 시월의 아침 단상.. 언제부터인가아침이 주는 평온에 감사하는 마음의 크기가 많이 커져 있다 간밤을 보낸 옆지기의 평온한 아침인사도나와 연 닿아 있는 모든 분들의 간밤의 안녕도그리고 내 곁에 연 닿아 머물러 있는 소용되는 사물들의 안녕도 귀한 마음이 되었다 사람은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다고통은 스승이란 이름표를 달고삶의 깊이라는 선물을 안고내게 다가온다 그렇게 보면삶의 "희노애락" 은우리가 살아 있음으로 얻는또 하나의 선물이다. 눈부시지만 화려하지 않은화려하지 않지만 나름의 자태가 고혹적인시월의 아침 햇살의 유혹에 못 이겨 채 떠지지 않은 부스스한 시선으로품어본 시월 아침의 단상입니다.
#90 맥문동. 벌써 몇 해 전 일이다 둥지를 새로 틀고 허전한 마음에 화원에 나갔는데 선이 고운 이 녀석이 눈에 들어왔다 전에 도심 둥지에서 키우던 야생난이 떠올라서 같은 품종으로 생각하고 품에 들여서 애지중지 몇 년이 지났다. 난이라고 하기엔 촉수가 많아지기에 포기 나누기까지 하며 잘 자라줌에 기특하고 고맙다고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뿔싸 올해 보라색 꽃봉오리가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그 흔한 맥문동을 난이라고 그렇게 애지중지 바라보고 닦아주고 ㅎ 모르고 구입한 나도 나지만 맥문동을 난 이라고 판매한 화원 사장님의 심사가 참 그렇다 어차피 모든 것은 내 책임이니.. 그리고 내가 난이라고 바라보고이 만큼 함께 했으니 그로 될 일이라 생각했지만.. 화초를 그렇게 키우면서도 한 번도 의 심을 해보지 않은 나의 무지에 한 번 더..
#89구김을 펴다. 환절기를 유난히 힘들게 넘기니 모든 일에 매사 시큰둥이다 그런 부인을 보기가 그랬는지 남편이 다림질을 하기 시작했다 어쩌다 애경사에나 입게 되는 흰 셔츠이니 잦은 일은 아니나 구긴 채로 둘 수 없으니.. 그런 남편의 몸짓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래.. 부부란 그렇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넘어지면 손잡아 일으켜 주고 함께 척박한 생을 개척해 온 전우애로 살아가는 거라고..
#88 바다를 정원으로 둔 단미의 둥지에는 몇 개의 풍경이 달려 있다 멋지고 세련되지는 않지만 옆지기의 아마추어적인 작품이니 그런대로 만족한다 바닷가의 모진 바람에 녹이 슬고 끊어지고 모진 시간을 견뎌 내고 있지만 여전히 소리는 청량하게 귀를 행복하게 하여 주니 그로 될 일이다 부지런함과 그에 따른 손재주까지 있는 옆지기 덕분에 바람 부는 날은 더없이 리듬감 있는 풍경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잔뜩 흐리고 미세 먼지까지 흐릿한 하루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풍경 소리를 들으며 단미도 마음의 소리를 찾아가고 있는가를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사진을 시작하면서 마음의 소리를 대신 표현하고 싶었으나 여전히 요원한 숙제로 남아 있으니..
#87 삼천원의 행복.. 지난겨울 그것도 공교롭게도 기온이 급강하한 시간에 몸이 안 좋아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경황이 없어 보온에 신경을 못쓴 탓에 베란다 화초들이 앓음 중이다 정신 가다듬고 보니 이미 동상으로 망가진 뒤였다 얼마나 미안하고 아타까운지 쥔장의 건강이 여의치 않으면 정말 신기하리 만큼 화초의 상태도 따라 시원찮았다 거기에 보온에도 신경을 못써주었으니 그 후유증으로 단미의 미니 실내 화원은 생기를 잃어가고.. 그 생기 잃은 공간의 대안책으로 들인 단미가 좋아하는 사계국화 온몸으로 제 절기라고 고움을 자랑하고 있다 단미가 선택한 삼천 원의 행복이다..
#86 날개잃은 천사. 바람이 몹시 불었지만 겨울외투로 몸을 가리고 산책길에 나섰다 매일 마주하는 풍광이지만 볼에 스치는 바람결은 어제의 그것이 아니리니. 그렇게 바람과 갈대와 마주하며 유유자적 걷는 길이 참 좋다 잠시 서성이는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작은 깃털 하나 삼월의 봄바람에 사무치게 흔들린다 그렇게 내 손에 들려온 작은 깃털 하나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어느 몸에서 제 역할로 한생을 다하였을.. 그러다 이렇게 한낱 나그네가 되어 삼월의 봄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린다 아니..날아 다닌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자유로울까 외로울까 도저히 모를 일이다 그저.. 삶의 마지막이 보일뿐 삶의종착역이..
#85 아침 햇살이 유혹한날.. 요즘 우리 집 분위기는 맑지가 못하다 그저 맑은 듯 평온한 듯 서로 그렇게 지낼 뿐 남편의 코로나 확진으로 온 후유증은 단미의 건강까지 위협을 하는 수준에 이르렀고.. 시간의 도움을 받자 최선을 다하는데 쉽지가 않다 연이은 미세 먼지에 잔뜩 흐린 하늘마저 마땅지가 않아 매일이 그랬는데 오늘 아침 눈뜨고 마주한 햇살은 그래도 맑다 잠옷도 벗지 못한 채 굳은 손을 움직여 담아낸 한두 컷 근데 왜 이리 어둡게 나왔을까 속이 고장이 나고 남편의 고통이 예사롭지 않아 그 좋아하는 커피를 끊다시피 했다 마음의 여유가 그만큼 없었나 보다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 남편은 저렇게 힘들어하는데 홀로 커피 향에 취하는 행위가 나 홀로 즐기는 일이 내키지가 않은 것이 정확한 표현이리라 요즘 가라앉은 心을 달래기 위해 곁에 ..
#84 커튼을 걷어내며.. 아침마다 거실에 드리워진 커튼을 걷어내며 "감사합니다' 늘 인사를 한다 별 특별한 일없이 견딜만하게 일어설 수 있음에도 감사하고. 저와 연닿아 있는 모든 분들께 밤사이 안녕을 선사해 준 것에도 감사하고..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길몫의 창가는 다소 쓸쓸해도 새싹을 위해 한껏 부지런하게 물과 자양분을 축척하고 있을 아직은 앙상한 나무가지의 희망을 봅니다. 어느새 작은 텃밭의 나무끝은 붉음과 초록으로 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으니 봄이 머지않았음을 모진 바람으로 차디찬 겨울을 견뎌낸 단미의 둥지에도 봄꽃들이 피어나겠지요..
#83 남편의 부재는.. 우리는 생업에 종사할 때부터 휴무일이어도아침식사시간은 엄격히 지켜며 살아왔다 어쩌면 평생의 숙제처럼.. 소화력도 떨어지고 기초 대사량이 떨어지는 연배가 되었으니 아침 식사는 밥대신 청혈 쥬스라는특별식으로 대신한다 말이 쥬스지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많아 어쩌면 밥상보다 더 분주한 아침 시간이다 아침 일찍 볼일이 있어 집을 나선 남편의 부재는 조금은 더 가벼운 아침으로 대처하게 된다 아마 이런 날이 매일이라면 건강에는 적신호가 켜질 듯하다.. 그렇게 식탁이 아닌 거실탁자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코끝에 스치는 커피 향으로 시작하는 아침은 평온하고 행복하다 거기에 카메라를 들 수 있는 여유까지 있었으니 얼마나 감사한 시간인가. 그렇게 한 번쯤의 일탈은 감사함이 배가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남편의 부재가 주는 모처럼의..
처음 드리는꽃. 사람이 살다 흙으로 돌아가는 길은 어떤 길일까 거기에 어떤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러고 보니 어머님 생전에 평생 처음 꽃다발을 드렸다 그것도 사후에.. 참으로 사는게 그리 퍽 퍽 했을까 생전에 원하시는 대로 뿌려 드리지는 못했어도.. 하루 종일 해님이 함께 하는 곳에 흙으로 돌아가시는 길 편안하게 그렇게 자손으로써의 의무를 마치고 돌아와 앉은자리.. 여전히 밥을 먹고 여전히 할일은 기다리고 있고 이렇게 세상은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제 자리로 찾아 간다 그래.. 그런 것이 생이리라..
토닥 토닥... 내가 하는 모든 몸짓들이 부질없다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요즘 열병처럼 그렇게 모든 게 공허함으로 채워지려 한다. 그럴수록 나를 채근하며 감사함으로 채워내려 애를 써 본다. 그러다 보면 다시 힘을 얻어 불끈 용기가 생기는 순간도 다시 오겠지.. 고운 사진으로 멋진 수식어로 이 공간을 채우면 좋겠지만.. 어차피 일기장 같은 공간이니 이렇게 마음을 내려놓는다 스스로 에게 토닥토닥 힘내라고 위로의 손길도 건넨다...
맑지도 비요일도 아닌 아침에... 무탈하게 눈뜬 감사한 아침 감사의 기도가 끝나기도 전에 맑지도 비요일도 아닌 이 아침이 기꺼이 맑고 연한 커피 한잔 대동하고 컴 앞에 앉게 만든다 밤사이 비워진 빈 위장을 일용할 양식으로 채워내기 전 맑은 커피 한잔으로 내 영혼을 달래는 소박한 호사.. 내 위장에게 미안하지만 그 호사를 오늘 아침은 기꺼이 감사한 마음으로 누려 보련다.. 이 작은 호사를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맑은 영혼으로 오늘 하루도 감사하며 살아가게 해 달라는 소박한 기도 또한 잊지 않고 싶다 비요일도 맑지도 않은 이 아침에 단미의 일기장에 끄적여 본다...
내 언니의 나들이... 내 언니의 나들이.. 내게는 나보다 열 살이 더 많은 엄마 같은 언니가 계신다 평생을 당신이 낳으신 자식에 대한 사랑에 견주어도 조금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그렇게 동생을 향한 애정과 걱정으로 늘 노심초사 부족한 동생에 염려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그렇게 평생을 주는 마음으로만 살아오신 언니가 많이 아프시다 그런 언니의 삶을 바라보며 세상이 공평하다는 말은 틀리다고 그렇게 고개를 저어 보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이 있으랴 허한 메아리만 남을뿐이다.. 그렇게 염려하고 의지하던 동생이 언니 곁을 떠나 먼 남녘으로 둥지를 옮겨 앉게 되니 그 허한 마음을 어찌할 바 몰라 힘겨워하시던 내 언니.. 그 언니가 둥지를 옮겨 앉은 지 한 해를 보내고도 몇 달이 지난 다음에야 겨우 동생의 둥지를 바라볼 수 있는 기..
더덕꽃이 피었습니다. 바닷가앞에 자리한 새로운 둥지 시원한 바다를 넓은 정원으로 둔 대가로 모진 바닷바람에서 자유로울수 없는 시간의 연속이다.. 그렇게 생이란 것은 어디 가나 극히 공평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고 살았던 진리를 몸소 겪어내며 견뎌내는 시간이다. 그렇게 멈출 줄 모를 것 같은 모진 ..
기도. 남편의 부상 위로 피붙이인 큰언니의 고통이 전화기 너머로 전해져 온다. 한 번은 왔다 가는 생 그 부분에서는 누구나 공평한 생이라지만 피를 나눈 피붙이의 고통 앞에서는 의연할 수만은 없는 것이 우리네 심사지 싶다. 엄마 같은 영원한 내편인 나의 언니!!! 동생인 내 고통을 자신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