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소금으로 머리를 감아본다
숭숭 열린 머리카락 사이 짠물이 스며들어
바다를 그리는 마음 은빛 길을 만들고 있다
각진 소금이 둥글게 모를 깎을 즈음
내 몸의 구멍이란 구멍은 죄다 열리어
시간이 흘러 갈수록 그 구멍은 커져 간다
삼투압을 하는지 땀방울이 흘러 내린다
너저분하고 냄새나는 기억들이 빠져 나가며
부황 든 삶의 찌꺼기 방울방울 몰고 간다
소금에 절인 머리 찬물에 헹구면서
천명의 나이에도 오장이 뒤집히는 걸 보면
아직은 썩은 살 도려내는 새순이고 싶은게다
*김복근 시인의 『소금에 관한 명상 』 全文
2013.8.12/하늘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