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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혹은 창

#85

 

 

 

이른 아침 소금으로 머리를 감아본다

숭숭 열린 머리카락 사이 짠물이 스며들어

바다를 그리는 마음 은빛 길을 만들고 있다

 

각진 소금이 둥글게 모를 깎을 즈음

내 몸의 구멍이란 구멍은 죄다 열리어

시간이 흘러 갈수록 그 구멍은 커져 간다

 

삼투압을 하는지 땀방울이 흘러 내린다

너저분하고 냄새나는 기억들이 빠져 나가며

부황 든 삶의 찌꺼기 방울방울 몰고 간다

 

소금에 절인 머리 찬물에 헹구면서

천명의 나이에도 오장이 뒤집히는 걸 보면

아직은 썩은  살 도려내는 새순이고 싶은게다

 

                   
              *김복근 시인의 『소금에 관한 명상 』 全文

 

 

2013.8.12/하늘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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