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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잎 ,그리고

가을을 모아모아서...

 

 

 














가을의 편지/황동규


우리는 정신없이 이어 살았다

생활의 등과 가슴을 수돗물에 풀고

버스에 기어 오르고 종점에 가면


어느덧 열매 거둔 과목의 폭이 지워지고

미물들의 울음 소리 들린다


잎 지는 나무의 품에 다가가서

손을 들어 없는 잎을 어루 만진다


갈것은 가는구나

가만히 있는 것도 가는구나

마음의 앙금도 가는구나


면도를 하고 약속 시간에 대고

막차를 타고 밤늦게 돌아온다


밤 세수를 하고 거울 속에서

부서진  얼굴을 만지다 웃는다


한번은 문빗장을 열어놓고 자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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