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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이 그린그림

#78(가을)




 가을

가을은 하늘에 우물을 판다
파란 물로
그리운 사람의 눈을 적시기 위하여..

깊고 깊은 하늘의 우물
그곳에
어린 시절의 고향이 돈다

그립다는 거, 그건 차라리
절실한 생존 같은 거
가을은 구름 밭에 파란 우물을 판다

그리운 얼굴을 비치기 위하여..


(조병화·시인, 1921-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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