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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기증의 참의미...

        기증이 참 의미/2010.6.7 의학이 발전함에 따라 사람의 수명도 많이 길어져서 우리가 이생에 머무는 기간이 자꾸 연장되어 간다지만 지천명을 넘어서고 있는 이즈음 나의 연배엔 이생에 머물러 온 시간보다 앞으로 머물 시간이 적음을 인정할수 밖에 없음이다 이제껏 살아 오면서 알게 모르게 나의 마음과 손길을 필요로 하는곳에 제대로 된 눈길한번 손길한번 먼저 내밀어 주지 못한 내 삶의 모습에 대해 삶을 마무리 해야하는 시점이 점점 닥아올수록 문득 문득 피할수 없는 두려움으로 닥아옴은 어쩔수 없다 나는 태어나면서 부터 나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우리 어머니 의 뜻에 의해 천주교 세레명을 받은 천주교 신자가 되었다 그렇게 자의반 타의반 천주교 신자로 살아온 삶 사후 세계를 긍정하지도 부정 하지도 못한채 그렇게 어정쩡하게 살아온 세월이다 그러나 연배가 들어 갈수록 막연하게 삶의 종착역이 서서히 닥아옴을 느낄수록
        사후 세계가 두려옴으로 닥아오는것을 보면 난 알게 모르게 천주교 신자로 살아온것 같다. 그렇게 나는 내 삶의 종착역에 닥아 올수록 살아내느라 급급해서 알게 모르게 지었을 나의 죄값에 면제부를 받고 싶다는 얕은 소망을 가져 본다. 해서
        몇해전인가 나의 육신을 필요로 하는곳에 내 남은 육신을 건네주고 흙으로 돌아갈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 내가 대한민국 의 국민 누구 인지를 확인시켜주는 표 한쪽에 작고 동그랗게 그러나 아주 견고하게 나란히 붙어 있는 작은 표식이 그런나의 의중을 전해줄 증표로 자리하고 있다 복잡한 세상사 언제 불시에 찾아 올지도 모르는 이승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조금은 남다른 과정이기도 했다 어느날 은행 업무차 본인 확인절차가 필요해 은행 직원에게 내민 내 그 증표를 보고 그 증표를 처음 본다면서 나보구 대단하시다고 한다. 그러나 솔직한 나의 심정은 내가 참 비겁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승에서 알게 모르게 지었을 나의 업보를 조금이나마 면죄부 받고싶다는 비겁함 그리고 살아 숨쉬고 있으면서 행하지 못하는 비열함 그러나 아직은 그래 아직은
        숨쉬고 있으면서 내 신체의 일부를 나누어줄 용기는 나는 가지고 있지 못하다. 어쩌면 나는 몸이 허약하다는 핑계로 아니면 나이가 들었다는 핑계로 애써 외면하는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가끔씩 나의 메일에 들어와 있는 장기 기증 본부 의 소식지에서 살아있음으로서 나눌수 있는 분들의 선행을 마주 대할때면 그분들의 용기와 사랑에 조용히 머리 숙여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아직은 용기가 없는 나는 그래 아직은이다 애써 아직은 이라고 말하고 싶은 나는 내 남은 육신 필요로 하는이가 있다면 모두 건네주고 소박한 한지로 마지막 옷한벌을 대신하고 그렇게 내가 원래 왔을 한줌의 흙으로 내좋아하는 산야의 이름없는 작은 나무의 자양분이 된다면 더없이 편할 일이다 그렇게 돌아가리라... 그렇게 특별하게 행해 지는데 어려움이 없을 내 생의 마지막 돌아갈 준비를 나는 그렇게 마쳤다
                  2010.6.7 /하늘정원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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