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리만 여행길 스케치 /사진/글 /하늘정원
모처럼 맞이하는 연휴 기상 악화로 구제역에 폭설에 나설만한 곳이 만만치가 않았다
그러나 꽉 짜연진 일상에 모처럼 주어진 자유로움이 나를 좌불안석 하게 한다
이런 저런 궁리 끝에 태안반도 쪽으로 방향을 잡아 나섰다
몇해전 너무 가슴아픈 기억
푸른 바다를 온통 검은 기름으로 뒤 덮었던 가로리만
어민들의 가슴은 물론 온 국민의 가슴을 조이게 만들었던 바로 그지역이다
어민들의 수입원에 한몫을 톡톡히 했을 굴 양식장은 그저 모습이 굴 양식장이였을꺼라고
미루워 짐작을 할수 있는정도의 모습으로 그렇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느님의 나룻배를 단단하게 잡아 주는데 한몫을 했을 소중한 그무엇은
이렇게 잔뜩 녹이 슨채로 제 몫을 잃고 있고
상큼 알싸한 굴향기도 가슴 설레는 활력도 없이 그렇게
겨울 바다의 적막함 보다 더한 적막감을 전해주고 있었다
어느님의 작은 움직임에 한껏 도움을 주었을 아주 소박한 나룻배도 그저 제자리를 지키고 있고
마치 잘 정비된 논밭을 보듯이 일정한 모습을 갖추고 있는 굴 양식장
누군가가 알찬 수확을 기대하며 일궜을 일터에
하루 빨리 뽀얗고 알싸한 탱탱한 굴이 주렁주렁 달렸으면 하는 바램이 기도 만큼 간절하다
한이없는 인생길 같아서 조금은 지루하기도
조금은 나태 하게도 그렇게 하루 하루와 이별 하고 추억을 쌓아가지만
그 끝이 없을것만 같은 인생길에도 어느땐가는 이렇게 끝닿은 곳이 있으리라
어쩌나 어찌 잘 살아야 할까
저 마지막에 서 있는날 후회가 덜남게 그렇게 살아야 하는데
한겨울 바닷가 어느 님의 발이 되어주었을 나룻배 한없이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하루 종일 뿌연 안개와 스모그 현상으로 선명한 시야을 허락하지 않더니
그래도 저녘역엔 빼끔히 모습을 드러내주는
짧은 짜투리 시간을 내어 나선 여행길
기약도 없이 그저 명절 연휴에도 초소를 지키시며 지나는 차 바퀴에 혹여
균이 뭍어 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시는 분들의 노고가 죄스러워
피해 피해 가다보니 이곳까지 다다랐었다
삶이 지리해 지는 날이면 바닷가에 들러
삶의 활력을 얻고 왔던 기억이 있지만 가로리만의 바닷가에서
아직 그런 생동감을 얻기란 욕심에 불과하지 싶다
하루 빨리 삶의 활력이 되살아나는 그런 아름다운 바다를 기원해 본다
2011.2.18일/글/사진 /하늘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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