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나의 건강이 많이 무너졌다
지병을 앓고 있으니 그려려니 하지만
매일 아침 털어넣는 한우쿰의 약으로도
사그라 들지 않는 고통은
나의 삶의 기본을 송두리채 흔들어 놓는다
그토록 갖고 싶어 하고
보물 1호로 이름이 붙혀진
나의 카메라는 가방에서 빛을 못본지
너무 오래되었고
일상생활마저 원할하지 못하니
옆지기는 당연히 좋아할리 없고
늘 입버릇 처럼
딸아이들 한테 이른던 말
여자는 그저 건강해서
방긋 방긋 웃으며
맛난 음식과 부지런 함으로
집안을 살뜰하게 살펴야
가족들이 좋아하는 법이라고
그를 놓치면 안된다고
허나 지금의 내 모습은 그와는
너무 먼 거리에 와 있다
걸핏하면 링거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그도 모자라 여기저기 병원을 찾아 다니기 바쁘고
먹는 약은 치료가 아니라
통증을 다스리는 용도에 불과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내가
뭘 잘못 살아서
이런 몹쓸 녀석이 나한테
찾아 들었는지
깊은 회한에 잠기게 된다
간밤을 통증으로 지새우다 싶이하고
이른아침 찾아간 의사한테 건네 들은 말은
별 다른 방법이 없으니 "주사 한대 드리고
약 드릴테니 통증이 그만하면
약 다드시지 마세요"다
그말을 뒤로 하고 돌아서는
마음이 을씨년스럽다
이 겨울날보다 더 많이...
2012.12.28/하늘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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