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고민/하늘정원
요즈음 나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행복 이란 기분좋은 글자가
앞에 붙어 있으니 말그대로 행복한 일이지만
그도 고민 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으니 쉽지 않은일이다
사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카메라에 목말라 하는 나를 보면서
옆지기는 늘 아이들이 대학교를 졸업하면
이라는 단서를 붙혔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 이미 착한 천사가
이세상에 와 자라고 있는 지금까지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하고
나도 거의 포기 상태에 이르고 있었다
몸도 시원치 않고
갱년기까지 겹쳐서 힘들어 하는 이몸이
보기에 안됐는지
드디어 그토록 갖고 싶어하던 dslr카메라를
장만해 주겠다고 한다
늘 그렇듯이
같은 사항 앞에서도
우리 부부는 생각이 참 많이 다르다
사진을 취미로 갖고 활동을 하고있는 친구가
추천해 주는 캐논5 mark3 가격대를 보고는 입이 딱 벌어지고
결국 바디는 캐논60d로 결정 다음은 렌즈 차례
옆지기는 망원.광각 등이 자유로운 70-200 렌즈를 고집하고
이몸은 우선은 다용도로 가능한17-50vc가 어떨까를 고민하고
결국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그럼 지금 있는 똑딱이로 만족 하라는
마지막 선언까지 들어야 했다
아직은 사진이나 카메라에 조헤가 깊지 못하니
고집을 부릴수도
내 의견을 조리 있게 설명할수도 없음이 답답하지만
체력에 한계가 있고
늘 빨리 빨리 를 입버릇 처럼 달고 사는 옆지기와의 동행에서
커다란 렌즈를 달고 삼각대를 펴고 사진을 담는 일은
아무래도 무리지 싶어 용기가 나지 않는다
내 생각은 우선 17-50vc를 장만해서
사진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그다음 필요한 렌즈를 더 구매를 하자에 한표지만
옆지기는 이번 장만에 카메라에 대한
투자는 끝이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늘 옆지기의 생각을 꺽지 못하는 이몸이지만
이번 만큼은 내 의견을 많이 내세울 생각이다
보통의 주부들이 거의 그렇듯이
적지 않은 댓가를 치루고 무엇을 장만하는 일에
선뜻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나를 위해 단순히 내 취미 생활을 위해
지갑을 여는 일은 참 힘든 결정으로 닥아온다
구매 자체를 망설이는 나를 보고
옆지기는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사는것이
행복하게 사는 길이라며 다른곳에 조금더 절약하면 되지않겠느냐는
고마운 의견을 비춰주지만
아직도 나는 많이 망설이고 있다
카메라에 관심을 갖고 들여다 보니
왠 종류도 그리많고
용어도 생소하고
돋보기가 아니면
무엇을 식별해 내는 일이 어려운 시력과
무엇을 머리에 담는 일도 예전같지 않으니
무슨 일에든 자신이 없어진다
하여 과연 내가 새로운 녀석을 내것으로 들이고
흡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수 있을까도
많이 망설여 지고 고민이 된다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그러나
어떤 결정을 내릴지라도
행복한 고민임에는 틀림없으니
열심히 고민할 일이다
인생길에서
물론 미래도 중요하고
미래를 위한 준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현실이
오늘이 중요하다는것을 나는 안다
그리하여
늘 담고 보면 담고 싶지않은 부분을
흐릿하게 감추는 근사 한 사진도
또 너무 아름답고 신비한
꽃술도 섬세하고 근사하게 담아내고 싶다
물론 새로운 녀석을 들인다고
금방 할수 있는일이 아니란것도 잘안다
그러나
지금의 똑딱이로도 이만큼 행복했으니
좀더 능력이 겸비된 녀석이 내품으로 들어온다면
더 행복해 지지 않을까 하는 욕심을 부려본다
그래서 나는 더 열심히 고민할 것이다
그렇게 고민한 만큼
더 행복할수도 있을 것이니 말이다
2012.8.30/하늘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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