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물어 보기/문정희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하지만
가는 길 좀 가르쳐 주었으면 좋겠다
비어 있는 것이 알차다고 하지만
그런 말 하는 사람일 수록
어쩐지 복잡했다
벗은 나무를 예찬하지 말라
풀잎 같은 이름 하나라도 더 달고 싶어
조바심하는 저 신록들을 보아라
잊히는 것이 두려워 심지어 산자락 죽은 돌에다
허공을 새겨놓은 시인도 있다
묻노니..
처음이란 고향집 같은 것일까
나는 그곳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렸다
나의 집은 어느 풀잎 속에 있는지
아니면 어느 돌 속에 있는지
갈수록 알 수 없는 일 늘어만 간다..
2016.9.28/사진.편집 /하늘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