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꽃,잎 ,그리고

십칠년의 맥문동입니다












                        




                          





 유례없는 가뭄으로

좀처럼 바닥을 볼 수 없었던

수원지의 바닥이 모두 드러내고

산천 초야가 몸살을 앓는 시간이었다


그 가뭄으로 인해

싱그럽게 피어나야 할 꽃들도

모두 병충해로 제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그 여파는 맥문동 꽃도 피해갈 수 없었지 싶다


그래도 둥지 주변으로 병들지 않고

신통하게 버티어준 녀석들이 눈에 들어와

오후 빛에 잠시 담아보았다


우리가 아무리 잘난 척 겸손을 잊고 살아가도

결국은 아주 나약한 동물임을

이런 자연재해 앞에 서보면

금방 깨닫게 된다


개체 수도 현저히 줄어들고

색감도 전만 못하지만

그중에 그래도 고운 녀석으로

이렇게 이천십칠년의 맥문동과 눈 맞춤한 추억입니다.


2017.7/단미











'♡ 꽃,잎 ,그리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3  (0) 2017.08.13
해오라비난.  (0) 2017.08.10
우중 바라본 능소화 소경.  (0) 2017.07.05
작약이 아름답던 오월의 어느날에.  (0) 2017.05.27
으름꽃 필무렵.  (0) 2017.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