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가뭄으로 좀처럼 바닥을 볼 수 없었던 수원지의 바닥이 모두 드러내고 산천 초야가 몸살을 앓는 시간이었다 그 가뭄으로 인해 싱그럽게 피어나야 할 꽃들도 모두 병충해로 제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그 여파는 맥문동 꽃도 피해갈 수 없었지 싶다 그래도 둥지 주변으로 병들지 않고 신통하게 버티어준 녀석들이 눈에 들어와 오후 빛에 잠시 담아보았다 우리가 아무리 잘난 척 겸손을 잊고 살아가도 결국은 아주 나약한 동물임을 이런 자연재해 앞에 서보면 금방 깨닫게 된다 개체 수도 현저히 줄어들고 색감도 전만 못하지만 그중에 그래도 고운 녀석으로 이렇게 이천십칠년의 맥문동과 눈 맞춤한 추억입니다. 2017.7/단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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