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내 발/2010.7.14
사람은 누구나
곁에 있는 무엇인가는 늘 소중함을 잊고 산다
산소가 늘 곁에 있어 늘 함께 숨쉬고 있으니
고마움을 전혀 느끼지 못하듯이 그렇게
이즈음 들어 부모님이 주신 우리의 육체를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고 너무 혹사 시키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된다
얼마전에는 모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희귀병을 앓고 있어 늘 방에만 누워 있으면서도
숨쉬기 조차 힘들어 하는
아들을 돌보면서 살아가는
가족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려 내고 있었다.
거동이 불편해 신발이 필요가 없는
아들을 돌보면서
그 엄마는 신발을 볼때마다 그렇게 애착이 간다고 했다
신발을 신는 행복이 얼마나 큰것인지
평범한 사람들은 감히 모를꺼라고
그렇게 아들에게 신발을 신겨보지 못한 안타까운 모정을
절절히 쏱아내고 있었다
내가 엄마 배속에서 숨쉬고 있을때
내 어머니는 내가 아들이기를
그렇게 간절하게 원하셨다고 했다
그것이 연유 인지는 몰라도
내 손과 발은 유난히 크고
여인네의 고운 손과는 너무 거리가 먼 모양새를 하고 있다.
물론 내가 오랜세월 아껴주지 못하고
보살펴 주지 못한 까닭일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나는 오늘 아주 힘들게 나의 몸을 싣고
먼산을 다녀온 나의 발을 씻어 주면서
나의 못생긴 발이 그리 고맙고 아름답게 느껴질수가 없었다
내 이 못생긴 발이 없었으면
내 좋아하는 산을 어찌 다녀올수 있으며
어찌 내 일용할 양식을 얻어낼수 있었으랴
오늘은 내 발에게 한껏 사랑을 주기로 한다.
따끈 따끈 한 물에 피곤을 빨리 씻어내 준다는
아로마 오일 한방울을 가미하고
내 못생긴 아름답고 사랑스런 발에게
나의 눈길과 손길을 한없이 보낸다
그리고 나는 못생긴 내 발에게 속삭여 준다
발아 사랑스런 내 발아 앞으로도
모쪼록 이리 건강하게 나와 한몸이 되어 나와함께
아름다운 강산을 함께 다녀 보자꾸나
내 목숨이 다하는날까지 그렇게 나와 함께 말이다.
이렇게 비록 거울에 비춰지는 외견이
고움에서 자꾸 멀어져가는 나의 외모를 보면서
안타까워 하는대신
나의 못생긴 발처럼 그렇게 묵묵하게
나에게 주어진 나의 몫을 다하면서
그렇게 늙어 가야 하리라
그렇게 아름다운 나의 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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