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일주일에 한번 맞는 휴일이였으나
아침부터 딸아이 출국 마지막 준비로
하루종일 바쁜 하루를 보냈다
다행스럽게도 출국 시간이 늦은 오후여서
이래저래 차질이 생긴 계획에도 별 무리 없이
딸 아이를 떠나 보낼수있었다
인천 공항으로 향하는 차안에서
나는 딸 아이에게
일년이라는 봉사의시간이
보람있는 시간이 될수 있도록
그리고 함께 생활하게 되는
같은방을 쓰는 친구에게도
늘 배려심 있는 사람으로 살아 가라고
침이 마르도록 이르고 또 이른다
여지껏 우물안 개구리로 살아간 나는
공항 출입도 처음이여서
공항의 많고 많은 출입문 중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 하는 나와는 달리
딸아이는 매사가 척척이다
그동안 해외 여행도
서너번 드나 들었고
젊은만큼 숙지가 빨라서 그럴수도있으리라
봉사 단원으로 떠나가는 딸아이에게
주어진 가방의 무게는 20킬로 그램으로 제한되 있어
그 가방안에 1년동안의 필요용품을
챙기다 보니 영락없이 무게 초과다
무게가 초과되면 공항에서 일이 복잡해지니
무게를 줄이자고 짐을 풀고 싸고를 몇번
그러나 여전히 짐의 무게는 줄지 않고
그 필요 품목 속에는
예전에 우리의 생활 필수 품이였던 참빗도 들어 있다
일년후에 집으로 돌아올때도
참빗이 필요한 상황이면
머리를 삭발해야 한다고 농담인듯 말은 던졌지만
딸아이가 일년동안이나 머물러야 하는 그곳이 정말 그렇게
열악한 상황이 아니기를 바라는 나를 보니
어쩔수 없이 엄마의 이기적인 마음이지 싶다
좀더 넓은 안목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소비적인 삶의 형태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배워오라는
의미로 떠나 보내는 이별 앞에서도
어쩔수 없이
딸아이가 정말 너무 힘든 고통의 시간을 견디어 낼수있을까
아니 그보다는 조금이라도 고생은 덜하고
많은 것을 얻어 왔으면 하는 이기심이 발동한다
워낙에 성격이 밝고 씩씩해서
엄마 울지 말라고 미리 압박을 넣으며
그렇게 밝게 떠나는 딸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내 안에 암시같은 기원을 들여 놓는다
부디 건강하게 잘 다녀 오라고
그렇게 딸을 떠나 보내고
돌아오는 해질녘 바다 풍경은
더없이 쓸쓸하고 황량했다
옆에서 운전을 하면서도 이넓은 바다를 어찌이리 막아서
이렇게 웅장한 공사를 했느냐며
너스레를 떠는 옆지기의 말은 딸을 떠나보낸 아빠의
공허한 헛기침 이리라
딸아이에게
칭찬 보다는 늘 지적을 많이 했던
내가 그동안 뱃어낸 언어들이 가슴에 와 꽃힌다
이 엄마의 냉철한 지적들이
멀리 떠나 생활할 딸아이의 어쩌면 외로울수도 있는 시간에
아픔이 아닌 사랑의 표현으로 기억될수 있도록 그렇게 바램해 본다
그리고 그 아픔의 언어들이
더 큰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
우리 딸아이가 살아가는데 자양분이 될수 있기를
그러기를 기원 드려 본다
2012.3.7/하늘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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