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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글이 만나면♧ /♡내 사는 모습

그때는 그랬었지...


그때는 그랬었지
이 편지지 이미지를 보니 
문득 지난 시절이 떠올라 
몇자 적어볼까 합니다 
누구의 인생이라도 
인생 굽이 굽이를 살펴 보면
이야기 꺼리가 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보통 힘든 삶을 살아낸 어른들의 
말씀 서두에는 늘 소설을 써도 몇권을 쓴다는 
서두를 덧붙이곤 하지요
소설 까지야 아니라 하더래도
그때 생각해보면 그래도 이제는 살만하다는 
생각에 낮은 한숨이 흘러 나옵니다
좀더 몫이 좋은 곳에서 생업을 해보겠다고 
새로 지은 건물에 임대차 계약을 하였는데 
그 건물이 공사도 채 마치지 못한채 도산이 나고 말아 
그 재판은 지금까지도 진행형 입니다
그 와중에 두아이를 대학을 보내면서 
정말 단돈 만원짜리 한장이라도 지출할라치면
생각에 또 생각을 하는 그런 일상을 몇년을 보냈던지
그런 생활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살던 보금자리 마저 내주게 되고
아주 작은 둥지로 옮겨 앉다 보니 
손때가 뭍은 세간살이 마저도 
다 남의 손에 모두 넘겨주고
극히 필요한 살림만 챙겨서 
작은 둥지로 이사를 하고 
신발장 정리를 하면서 보니 
남편의 낡은 신발 한결레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시장에서 무명 메이커를 
돗자리에 진열해 놓고 판매 하던것을 
그것도 내가 억지로 권해서 
장만한 신발이였습니다
그런데 
그 신발 마저도 너무 낡아 
뒤끔치가 너덜너덜
그나마 
우리 남편의 신발은 그 많은 신발장의  
신발중에 그 신발 딱 한켤레였습니다
신발장을 거의 꽉 메우고 있는 
우리 큰 딸아이들의 메이커 있는 운동화와 
크지 않은 키가 신경이 쓰이는지 
늘 조금은 높은 굽을 선호하는 
작은 아이의 이쁜 하이힐이 
거의모든 신발장을 차지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단돈 오천원짜리  
만원짜리 신발 마저도 
자유롭게 사신지 못하고
꼬박꼬박 학비에 용돈에 그리 보내주어도 
자식은 늘 부족하다고 
더 주었으면 하고 부족해 합니다
어느날 
우리보다 여유로운 친구의 
형편을 부러워 하는 딸아이에게 
아빠의 낡은 신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내가 가슴 저미어 울먹이며 건넨 그이야기가 
우리 딸아이의 가슴엔 어찌 새겨 졌을지 
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부모가 
자식을 키워내는 일에 
자신을 아끼랴만은
요즘 젊은 세대들의 이기심을 대하며
어쩌면 우리 기성 세대가 
너무 과보호를 해서 
그런 
이기심을 키워낸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자식이 부모의 거울이듯이 
젊은 세대들의 마음가짐이나 모든 행태가 
우리 기성 세대의 거울이지 싶어서
때론 많이 아타깝기도 
돌아 보기도 하는 시간이 
많아 집니다
지금은 우리집 신발장에는 
아주 고급 메이커는 아니여도 
외출시 신기에 많이 부끄럽지 않고
바라봐도 가슴 찡하지 않는 
남편의 구두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두켤레나 말입니다
저는 그 구두를 바라보며 
그래 행복은 그렇게 
큰것에서 오는것은 아니라고 
혼자 빙그레 웃어봅니다 ...
2012.5.17/하늘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