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매장 앞에는
우리 매장 앞에는 요일별로 각기 다른 아주 작은 장이 선다 오늘은 월요일 알록달록 이쁜 침구가 진열되는 날이다
예전에는 없던 새로운 기능이 있다는 극세사 이불이랑 바닥에 깔고 자는 패드들이 알록달록 봄 햇살아래 곱기만 하다
일상에 임하다 꽤나 나는 시간이면 매장밖 유리 창넘어로 알록달록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이야기에 귀을 기울인다
유년시절 유독히도 추웠던 긴 겨울밤 창호지 넘어로 혹은 엉성한 한지 문풍지 사이로 솔솔 스며들던 겨울밤 찬바람의 기억을 잊을수가 없다
그 싸늘한 겨울밤을 포근하게 나를 감싸주고 우리를 꿈나라로 인도해 주었던 이부자리는 엄마의 노고와 손길로 빠삭하게 풀이 먹여져 조금만 움직여도 파스락 거리는요란한 소리에 건너방 외 할아버지의 호통을 들어야 했던 기억도 이제는 긔리움으로 남았다
모든 유행은 돌고 돈다 했던가 침대 생활이 보편화 되면서 자취를 감추었던 한식 이불과 한때는 멀쩡한 이불이 스레기 하치장으로 직행하던 그 목화솜 이불이 웰빙으로 다시 호평을 받으면서 새로이 등장하는 정통 친구의 모습들이 정겹다
그렇게 풀을 빳빳하게 먹이여 깨끗한 잠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늦은밤까지 다다미 방망이를 손에서 놓지 않았던 내 어머니는 지금은 어디 계신가
문득 동네 어귀에 분홍빛 스웨터를 입으신 등이 딱 우리 어머니 만큼 굽으신 할머니의 뒷모습과 마주칠때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한참을 뒤 따러 가던 시간 을 얼마나 보냈던가
햇빛이 고운 봄날 알록달록 고운 이브자리 앞에서 봄날처럼 아련한 알수 없는 그리움이 이는것은 무슨 고약한 심사인지 모를일이다
하기야 영원한 내편인 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어찌 이때 뿐이랴 시시 때때로 불현듯 일어나는 그리움은 한없는 샘물처럼 줄어들줄은 모른다
어쩌면 이렇게 연배가 더해 갈수록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의 색깔을 더 깊이할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같은 여인네로써 어미니로써 나이테를 보태가면서 얻어지는 동질감으로 어머니 인생에 대한 연민과 그때는 곁에 계실때는 미처 헤아려 드리지 못한 죄스러움이 우리를 그리움과 연민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할것이다 아마도 그럴것이다
2012.3.21 .글.사진/하늘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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