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꽃나무
꽃 피던 짧은 날들은 가고
나무는 다시 평범한 빛깔로
돌아와 있다
꽃을 피우지 못한 나무들과
나란히 서서
나무는 다시 똑같은 초록이다
조금만 떨어져서 보아도
꽃나무인지 아닌지 구별이 안 된다
그렇게 함께 서서
비로소 여럿이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고
마을 뒷산으로 이어져
숲을 이룬다
꽃 피던 날은 짧았지만
꽃 진 뒤의 날들은 오래도록 푸르고 깊다
(도종환·시인, 1954-)
'♡ 꽃,잎 ,그리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능소화는 피고지고... (0) | 2016.07.17 |
---|---|
#64 (0) | 2016.07.16 |
분홍 안개초... (0) | 2016.07.09 |
연... (0) | 2016.07.09 |
그대는 높은곳에... (0) | 2016.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