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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잎 ,그리고

초록 그 이름으로...









초록 꽃나무

꽃 피던 짧은 날들은 가고
나무는 다시 평범한 빛깔로
돌아와 있다


꽃을 피우지 못한 나무들과
나란히 서서 
나무는 다시 똑같은 초록이다


조금만 떨어져서 보아도
꽃나무인지 아닌지 구별이 안 된다


그렇게 함께 서서
비로소 여럿이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고


마을 뒷산으로 이어져
숲을 이룬다
꽃 피던 날은 짧았지만
꽃 진 뒤의 날들은 오래도록 푸르고 깊다  


                    (도종환·시인,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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