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별처럼 아름다웠던 젊은 날에도
내 어깨 위엔
언제나 조그만 황혼이 걸려 있었다
향기로운 독버섯 냄새를 풍기며
손으로 나를 흔드는 바람이 있었다
머리칼 사이로 무수히 빠져나가는 은비늘 같은 시간들
모든 이름이 덧없음을 그때벌써 알고 있었다
아! 젊음은
그 지느러미 속을 헤엄치는 짧은 감탄사였다
온몸에 감탄사가 붙어 그 나이에도 불구하고
나는 마름 잎사귀였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광풍의 거리 꿈과 멸망이 함께 출렁이는
젊음은 한 장의 플래카드였다
그리하여 나는 너와 함께
낡은 어둠이 되고 싶었다
촛불밖에 스러지는 하얀 적막이 되고 싶었다.
젊은 날/문정희 님의 글..
'♡ 좋은글에 사진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그림자에게.. (0) | 2022.04.13 |
---|---|
나무.. (0) | 2022.04.07 |
봄바다에 가서 물었다. (0) | 2022.03.30 |
침묵하는 연습.. (0) | 2022.03.23 |
그랬다지요/김용택 (0) | 2022.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