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록 시인의 말
나무는 골치 아픈 생각을
몸통과 뿌리에다 디밀었습니다.
갈수록 밑동과 뿌리는 검고 우툴두툴해졌습니다.
나쁜 생각이 내려가는 나무 안창은
방고래처럼 까매졌습니다.
몸 안에 검은 허공을 품은 까닭으로
우듬지의 꽃과 이파리는 아름다이 피어나고
여린 가지도 하늘로 시원스럽게 뻗어 나갔습니다
그곳에는 오래 여문 생각이
씨앗으로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PS: 단미의 말
팔월의 습한 폭염 아래서
하루를 다 보낸 오후 빛에 빛나던
반짝이던 너의 몸짓을 오롯이 품어오지 못함이 못내 아쉬운
화려한 해바라기 밭 너머로
왜 그리 너만 보였을까
너의 그 잎 반짝이던 잎이 건네고픈
언어를 품을 수는 없는 걸까.
'♡ 좋은글에 사진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33다시 살아볼수 있다면. (18) | 2022.09.02 |
---|---|
단추를 채우면서. (14) | 2022.08.24 |
8월 장마/오보영 (20) | 2022.08.11 |
이것또한 지나가리라. (2) | 2022.06.26 |
#29 때론 흐린기억이... (0) | 2022.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