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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림의미학

#97

겨울 강화도 바다에 서고 싶었던 소망

그 시간이 주어 지는 기쁨을 안고

그 바다 앞에 섰다

 

유독 질펀하고 

짙은 강화의 갯벌은 

왠지 부자가 된듯한 뿌듯함으로 다가왔다

 

생명의 보고라 불리는 갯벌

아직은 잘 버텨주고 있는 소중한 갯벌

혹여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더 훼손 되고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으로 바라보았던..

 

질펀한 갯벌을 
우리가 다 알 수 없는 자연의 섭리를

묵묵히 맨살로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그 위대한 우주의 순환을

느림으로 품어보고 싶었으나

쉽지 않음이다.

 

질펀한 갯벌에 

색 바랜 함초에 

오랜 물길이 만들어낸 

바닷길 모든 것이 물음표를 만들어냈던 시간들

이렇게 남았으니 될 일이다.

 

2022.12월 강화 황산도에서/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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