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매장에는
겨울이면 흰 눈처럼 작은 꽃이 피어나는
작은 화분이 한 개 있다
그러나 올해는 그 아이마저도
꽃을 피워내지 못한 채
그렇게 이 봄을 맞이했다
일상이 지루함으로 다가오는 시간엔
이 작은 녀석들과의 눈 맞춤으로
지루함을 달래곤 했는데
눈 수술로 모든 일상이 자유를 잃었다
신께서 만들어 주신 것을 잘 관리하여
사용 해야 했던건데
때늦은 후회가 밀려오지만 이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새로이 들인 내 몸의 일부를
내 식구로 잘 만들어서 사이좋게 지내는 수밖에
그렇게 흐리고 어지러운 시야를 감내하며 담아본 몇 컷의 사진
어쩌면 흐려진 시력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 내고자 한 몸짓일런지도
그래. 현대 의학을 믿어보자
내 흐려진 시력을 대신해 내 신체의 일부로 들어온 새 식구를
기쁘게 맞이하자
해서 더 자유로운 육체로 내가 하고 싶고
보고 싶은 모두를 바라보는 내가 되고 싶다
정말 그러고 싶다.
2017.3.6/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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