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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혹은 창

문..

 

흙의 대문을 열고 나무가 올라온다

나무의 미닫이문을 열고

꽃이 올라온다

 

꽃의 창문을 열고

향기가 퍼져 나간다

몇 번 달이 차고 기울었으므로

자물쇠 풀어지고 문이 열린 것이다

 

그러니까 세상의 모든 것에는

숨겨진 문이 있다는 것인데

어제 적신 빗발이나
오늘 쌓인 눈발이나 어디서 왔겠는가

 

저위의 어느 문이 비로소 열린 것이다

당신도 한 열 달

뱃속에 만삭으로 품고 있다가
마침내 때가 되었다고 문밖으로 건네주었으니

 

그 목숨이 또 문을 열고
새벽 같은 문을 만들고 있다...

 

김종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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