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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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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잎새.. 마저 떨어 진다면 겨울인가.. 겨울 끝엔 봄이 오겠지..
삼월의 호야.. 쥔장이 시원찮아서 겨우내 몸살을 앓아 많은 화초들이 냉해로 망가져 갔다. 정말 이상하리 만치 주인장의 컨디션에 따라 모습을 달리 하는 화초들을 보노라면 역시 생명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삼월의 시작이고 비요일의 가라앉음을 달래보려 체력이 견딜 만큼의 분갈이도 해주고.. 동사로 얼어 잘리어낸 잎 속에서도 꽃대를 올리는 군자란을 보니 정말 안쓰럽고 미안하고 그렇다 돌아오는 겨울에는 냉해를 입지 않게 잘 돌봐줄 수 있어야 할 텐데.. 그 맑은 날 다 놔두고 비요일에 카메라를 들었다...
담쟁이의 왈츠... 물기도 내어주고 온기도 내어주고 그렇게 왈츠의 흔적만 남기고.. 어쩌면.. 생을 마친 모습마저도 음률을 떠올리게 하는 담쟁이가 연주하는 왈츠다...
작은 등봇짐도 없이... 제 몸도 여리나 그보다 더 여린 가느다란 줄에 위태 위태 갈 바람에 흔들리는 그대가 여행길을 나서는 나그네 같았소 작은 등 봇짐 하나 없이 떠나는 나그네 어쩌면 가기가 아쉬워 좀더 거센 갈바람이 등떠 밀어주길 기다리는 듯.. 생의 갈림길인 듯 그렇게 이 몸의 눈과 가슴을 잡아맸던 짧은 순간에 스치는 그 감회가 짧지만 어설프지만 이렇게 끄적이게 하는 당신의 자태였소... 2020.12.17/단미
마지막 모습도 초라하지 않기를...
가을 연서... 남겨진 가을 / 이재무 움켜쥔 손 안의 모래알처럼 시간이 새고 있다 집착이란 이처럼 허망한 것이다 그렇게 네가 가고 나면 남겨진 가을은 김장 끝난 텃밭에 싸락눈을 불러올 것이다 문장이 되지 못한 말(語)들이 반쯤 걷다가 바람의 뒷발에 차인다 추억이란 아름답지만 때로는 치사한 것 훗날 내 가슴의 터엔 회한의 먼지만이 붐빌 것이다 젖은 얼굴의 달빛으로 흔들리는 풀잎으로 서늘한 바람으로 사선의 빗방울로 박 속 같은 눈꽃으로 너는 그렇게 찾아와 마음의 그릇 채우고 흔들겠지 아 이렇게 숨이 차 사소한 바람에도 몸이 아픈데 구멍난 조롱박으로 퍼올리는 물처럼 시간이 새고 있다.
가을잎.. 가을 엽서 /안도현 한 잎 두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돌아가늘길... 낙엽 편지/홍해리 제 무게에 겨워 스스로 몸을 놓고 한없이 가벼움으로 세월을 날리며 돌아가고 있는 한 생의 파편 적막 속으로 지고 있다 가벼이 다 버리고 다 비우고도 한평생이 얼마나 무거웠던가 이제 우주가 고요하다 눈썹 위에 바람이 진다.
오월이다...
가시속에서 피어나는꽃... 물기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척박하고 날카로운 가시만이 자리를 지키던.. 그곳에 이리 푸른 희망이 샘솟는다.. 시절이 시절이라 그런지 유난히 가시도 푸른 새순도 가슴에 와 닿던 시간이다. 우리네 삶에도 어서 푸른 날들이 와 주었으면 좋겠다. 더 많은 겸허를 배워야 하는 건 아닌..
새색시 입니다.ㅎ 세상이야 어수선 하거나 말거나 묵묵하게 제 할일을 해내고 있는 자연이 경이롭고 부럽다. 꽃보다 아름다울수도 있는 새로움 이다. . . . 2020/3/단미
삼월이 오는소리... 사각사각 봄이 오는 소리 사각사각 신후 대가 우는 소리.. 삼월 무안 바다의 파도소리마저 잠재울 듯 그렇게 때론 열정적으로 그렇게 존재감을 알리려는 듯.. 삼월이 오는 소리 그 소리는 그렇게 작지만 요란했다... . . . 2020.2.20/무안에서 /단미
잎보다 그림자...
잎보다 그림자... 그림자에 가려 잎이 안보였던 시간 그래도 잎이다. 생의 가장 뜨거운 시절을 살아내고 있는. . . .
선의미학... 가까이 가까이 그렇게 다가가야 그의 속내를 내밀한 가슴을 마주 할 수 있을까. . . .
봄이 오나 내다보니. 볼에 스치는 바람결이 부드럽다 봄이 오려나 틈사이로 바라보니 모진 겨울 바닷 바람을 견뎌낸 푸르름이 인사를 건넨다. . . .
나부끼는 가을.... 담백한 가을이 주고가는 담백한 선물. 가을이 그려낸 추상화 허허 로운 가을 하늘 만큼이나 허허로운 가슴에 한껏 담았으니 그로 될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