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면서
누구나 나름의 작은 규칙과 규율로 나 자신을 단속하며
그렇게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이제껏 매사 크게 일상에서
큰소리 나지 않게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내 나름의 그런 규칙을
그런대로 지켜 나감으로써 가능했으리라
어디에 있다 해도
매사 내 분수에 맞은 생각과 행동으로
때론 덧없이 커져가는 욕심도 잠을 재우고
물건을 구매할 때 역시도
내분수에 맞는 물건인가
갖고 싶은 물건이 아닌
꼭 필요한 물건인가를 가늠하는 일로 잣대를 뒀다
그런 내가
이번에는 어쩌면 이제껏 지켜온 소신마저
무너뜨리는 그런 일을 행하고 말았다
이제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적은 것은 자명한 일
거기에 몸에 있는 지병으로
어쩔 수 없이 체력에서 제약을 받아야만 하는 처지에
욕심이 너무 과했지 싶다
평소 너무 갖고 싶었던 보물이기에
주춤거리는 나를 일으켜 세우는 남편의 손을
덥석 잡았고 보물을 품에 안는 순간 기쁨이 넘쳐 났지만
그도 잠시. 그 보물을 손에 들고 이용하는 데는
내 저질 체력은 바로 데모를 하고야 만다
평생 함께해야 할 지병이니 내 것의 일부인양
마음 다잡고 지내려 하지만 이런 때는 더없이 야속하고 또 야속하다
호사다마라는 단어가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다
지금 분명한 것은 내게 그리 기쁨을 안겨준 그 보물을
계속 내 것으로 소유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어쩌면 내 처지를 생각 못하고
한껏 욕심을 부린 대가가 이런 고민 속에
나를 빠뜨린 것이리라
사진을 이렇게 좋아하니. 그 사진을 맘껏 하면
어쩌면 내게 와 있는 지병 조차도
조금은 내 곁에서 멀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그 보물을 내 것으로 들이는데 한몫을 했지 싶다
맞다.
행복 바이러스는 그렇게 우리 곁에서
나를 지켜주는 수호신이 될 수도 있다는 믿음은
지금도 나는 버리고 싶지 않다
정말 큰 맘으로
내게 큰 선물을 해준 남편에 대한 고마움으로
가슴 뭉쿨하였고. 그 고마움을 맘껏 행복해하는 일로
보답하고 싶었건만 그게 영 자신이 없음이니 큰 일이다
내 부족한 사진 실력을
늘 장비 탓으로 돌리고
원하던 장비만 품에 안으면 근사한 사진이 되어 나 올줄 알았던
내 착오는
정말 그야말로 착각이었다
그러나
힘들게 들인 보물을 내 품에서
떠나 보내는 일은 아직은 자신이 없다
허나
이 또한 욕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생각이 많이 분주하다
그 보물을 빛나게 하지 못하고
그 힘들게 들인 보물로 힘들게 들인 만큼
행복해지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하는 이 조바심
어쩌면 이 마음도 욕심이리라
그래
사람은 욕심을 내려놓는 일만큼
힘든 일도 없음이니
부디 욕심이 욕심이 안되게
깊에 고민해볼 일이다...
2015.8.16/하늘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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