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일까
반백을 머리에 이고선 지금
절기마다 감기처럼 찾아드는 회의감
이 통증을 성장통이라 이름 지어도 되는 걸까
그래 어떤 형태로든 커가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
그러나
성장통이라고 하기엔
너무 큰 바람이 일어
뿌리째 뽑힐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휘청거린다
그동안 척박하게 살아온 삶이
굳은살이 되어
내 가슴의 온도는 한없이 내려가 있고
내 감성의 지수는
더 밑바닥인듯하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나
밑그림조차도 그려지지 않는 시간
어쩌면 그동안 힘에 겨워 벅차 하던 시간은
온전한 나의 책임이 아닐까 하는 반문의 시간이 길어진다
내 딱딱한 가슴에
상대를 배려하기엔
너무 굳어있고 차가운 그것이 아니었나 싶다
책을 너무 멀리했고
깊은 여행조차 다녀보지 못한 시간의 연속이었다
그 삶의 여정에서
내 가슴이
내 피가 굳어져 가는 것도 인식하지 못 한 체 그런 채
무엇을 위해 달려왔는지.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고 하고 있는 유일한 몸짓마저도
모두 부질없음이라고 이름 지어 버리는 나를 발견한다
감기처럼
성장통도 변종 바이러스가 되어
치유가 힘든 것일까
한해를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고
한숨 돌릴 즈음 찾아온
마음의 감기로 아프다
감기는 쉬면 낫는다고 한다
나도 마음의 휴식이 필요한듯하다
정말 깊고 깊은 진정한 自我를 찾아가는 휴식.
그러나
그러나.
나를 위로하기엔
自我를 찾아 나서기엔
너무 척박 하기만 한 현실
그 현실 앞에 다시 무기력한 내가 되어 버린다.
2017.12.3 /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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