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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림의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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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풍경...
너는 흔들렸지만 나는 기다렸다. 그래.. 사람 관계도 그럴 것이다 망부석 같은 마음으로 한결같이 기다렸으나 오는 사람은 여기저기 흔들리고 휘청거릴 수도 있으리라. 경험 부족으로 바람이.. 혹여 출항하는 작은 나룻배에도 흔들림이 있다는 계산은 못하는 단미이다.. 우직한 기다림이 그림자로 남아 있다. 2020.6.11/단미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둥지에 멀지 않은 거리에 바다로 향하는 노둣길이 있었다 얼기설기 엉성한 그 길이 정스러워 매번 바라보곤 했었는데... 어느 날 그 위에 시멘트가 덧씌워져 자연스러운 미가 사라져 버렸다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시는 분들의 편의를 위한 방편이었다 하니 뭐라 할 수는 없지만 내심 내 놀이터가 없어진 느낌이었다 아쉬움에 카메라로 바라보지만 역시 옛정이 스며 나는 풍광은 아니다 그나마 잔뜩 낀 해무와 미세 먼지로 화질도 영 아니지만 그래도 아쉬움에 옮겨본다 이 노둣길 역시 세월의 옷을 입으면 조금은 더 정스런 피사체로 내 곁에 있어 주겠지...
기다림 기다림 /이생진 너만 기다리게 했다고 날 욕하지 말라 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너만큼 기다렸다 이상하게도 같은 세월에 엇갈린 입장을 물에 오른 섬처럼 두고두고 마주 보았다
바다에섰다... 바다앞에 둥지를 틀고 살지만 문득 바다가 그리워 지는 시간이 있다 오늘이 그런 시간이다 잠시 바다가 들려주는 언어에 귀를 기울였던 시간이 여기있다...
비개인 한나절에... 간밤엔 밤새 오월이 빗소리가 자장가가 되어준 시간이다 새날이 시작된 아침까지도 주적주적 오월의 비는 멈출 줄 모르고.. 오월의 단비를 기다리며 분주했던 농부들의 심신을 어루만져 주기에 충분한 수량이다 신의 섭리가 감사한 시간이다 나약한 인간의 한계를 느끼던 시간들 이 오월의 봄비와 함께 잃어버린 자유도 선물 받고 싶다.. 잃어버린 자유의 시간에 느낀 일상에 대한 감사를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매사 감사하고 또 감사하며 그렇게 소중하게.. 모처럼 바다에서 짧은 기다림의 시간이 좋다 바다새도 반겨주는 듯 그렇게 요란한 길지 않은 시간의 행복이었다. . . . 2020.5.3/무안에서/단미
짧은 기다림.... 허리 부상은 생각처럼 차도가 쉽지가 않다 그 긴기다림이 허해 잠시나선 둥지앞 바다. 바다물의 드나듬으로 담아내야 하는 기다림의 미학 역시 실패다 해서.. 사진은 아무리 부족해도 귀하지 않은것은 없는듯 하다 세월에 기대어 살아가는 어느 어부의 몸짓이 내게는 기다림의 미학을 선물해 주지만 쉽지 않다 다음을 기약해 보자. . . . 2020.3.9/무안에서/단미
겨울도 봄도 아닌 바다에 서서... 겨울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그렇게 겨울은 봄에게 자리를 내어주지 싶게 혹한한번없이 깊어가는 겨울이다. 푸근하다고는 하나 그래도 바닷 바람은 겨울의 그것이라고 차게 빰을 치고 달아난다 모처럼 그바다에 서서 기다림의 시간으로 마주했던 풍광 오랫만에 잡아본 카메라가 어색하기 까지 했던 시간. 한장의 결과물도 기쁘다고 이렇게 돌아와 마주 앉아 본다. 어쩌면 사진이란 내게 있어서 사진 그 무엇 이상의 무엇인가 보다 사진의 감기로 정확한 철학도. 길도 없이 헤메이는 시간속에서.. 못내 카메라의 그림움을 참아내지 못하니 말이다. . . . .2020.1.9.무안에서 /단미
사라지는 것들... 세월에 묻혀 그렇게 사라지는 것들 얼마의 시간 동안 버티어 줄까? 어쩌면 내 생애 마지막 사진이 될 수도 있었던 기다림의 시간이다. 생은 그렇게 한 치 앞도 모르는 아슬아슬한 줄타기 같은 여행길임에 틀림없다. 그 변함없는 진리를 우리가 잊고 사는 진리를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된 시간들... 이 시간이 더없이 감사하고 감사해야 할 이유이다. . . .
가을바다는... 토막말 /정양 가을 바닷가에 누가 써놓고 간 말. 썰물진 모래밭에 한 줄로 쓴 말 글자가 모두 대문짝만 해서 하늘에서 읽기가 더 수월할 것 같다. 정순아보고자퍼서죽껏다씨펄. 씨펄 근처에 도장 찍힌 발자국이 어지럽다 하늘더러 읽어달라고 이렇게 크게 썼는가 무슨 막말이 이렇게 대책..
우리는 친구. 가을로 물들어 가는 언저리 물이 드나듦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작은 갯바위.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민들의 몸짓으로 만들어낸.. 누군가는 바다도 아파서 침을 맞는 모습이라 비유했다. 그렇게 보면 침이 저리 많으니 바다도 많이 아픈가 보다. 그렇게 가을이 오고 있는 곁에..
휴식... 여름바다 얼마만큼은 요란하고 또 얼마만큼은 시끄럽기도.. 그렇게 체험 현장의 열기가 끝난 바다엔 여름 바다의 정적만이 감돌고. . . .
무엇이 갖혔을까... 누군가의 소망을 담고 드넓은 바다위에 펼쳐진 어구 그러나 소망은 소망으로 끝났다 그 속에 시간과 바람만이 정적을 깨뜨릴뿐. . . .
잔해... 생을 다하고 그 뒤태마저 아스러져 가는 잔해와 마주 선 시간. 그러거나 말거나 저 멀리 여름은 초록으로 빛나고. 그렇게 시간도 가고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 . .
스미다...
바다...
징검다리...